플라톤 수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마음의 중심에 항상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의 성장에 보람을 느꼈고 아이들의 발전에 성취감을 얻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힘차게 달려올 수 있었다. 이운숙 원장은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아이들은 더없이 사랑스럽고 더없이 귀한 존재다.
세 번의 이전, 학원가에 입성하다!
옥암독서논술교습소는 시설만으로도 남다름이 느껴진다. 24평의 탁 트인 공간은 낮은 책장을 이용해 수업 공간, 독서 공간, 업무 공간으로 구분해 놓았다. 사방의 두 면은 커다란 창인데, 한 면에는 홍보용 시트지를 부착해 먼 대로변에서도 교습소가 쉽게 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학원가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돋보인다. 학원에서 영어나 수학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이 이러한 규모와 시설의 교습소를 갖기까지는 총 세 번을 이전한 사연이 있다.
한솔플라톤 교습소와 공부방이 하나둘씩 문을 열던 2019년 초반, 방문교사로 일했던 이 원장은 누구보다 빠르게 공부방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공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해 7월, 원룸을 마련해 수업을 시작한 그녀. 하지만 일 년 후 다시 아파트 상가로 이전을 감행했다. 학습 환경을 보다 잘 갖추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옥암독서논술교습소가 지금의 학원가 자리로 이전을 한 건 2020년 9월의 일이다.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이 원장도 걱정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이 원장은 보다 멀리 내다보았다.
“아파트 상가에서 운영했던 교습소 인근에는 영산초, 옥암초, 목포부주초 세 개 학교가 있었고, 그 학교 아이들을 고루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교습소 자리가 있는 길 건너편 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고객들은 흡수하지 못했어요. 아이들이 긴 횡단보도를 건너와야 했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이 꺼리셨거든요. 이 지역에 논술 공부방과 교습소가 없었던 점도 마음에 끌렸습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옮기는 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산초 회원이 많은 동료 원장님에게 40명의 회원을 인수인계하고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방문교사 시절부터 함께 공부해온 아이들은 ‘선생님은 왜 자꾸 이사를 하냐’고, ‘쫓아가기 힘들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학습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물론 10평, 17평, 24평으로 점점 규모를 넓혀갔기에 학부모와 아이들도 반기는 기색이었다. 이 원장은 보람과 재미도 느꼈다. 다행히 회원 유입도 많아졌다. 이 원장은 현재 110과목이 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신규 상담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플라톤 수업을 하며 지키고자 하는 것들
이 원장은 2009년 3월 인천에서 한솔플라톤 교사를 시작했다. 아들이 사는 목포로 내려온 건 지난 2017년 겨울. 건강을 위해 쉬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몸과 마음이 플라톤으로 향했다. 그래서 2018년 3월부터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약 14년이란 시간을 플라톤과 함께해온 그녀는 교사로서의 역량은 물론 교수법과 상담법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정평을 받고 있다.
“플라톤 교사는 아이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합니다.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해요. 또 수업을 통해서는 깨달음도 얻어야겠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힘, 우리 삶과 사회의 가치를 공감하고 수용하는 역량 등이 플라톤을 통해 길러지니까요. 그 중심에는 아이들이 읽어야 할 리딩북이 존재해요. 하지만 책이 어렵다거나 읽기 싫다는 아이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들과 책이 왜 읽기 싫었는지, 어느 부분에서 어려웠는지 등을 꼭 이야기 나눕니다.”
누구나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기를 희망한다. 이 원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통이 잘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수업에 빠져든다고. 또한 이 원장은 병행 상담에 공을 들인다. 플라톤과 병행과목이 만나면 시너지를 낸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한 달 정도 수업을 해보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보완해줘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가 보입니다. 학부모님들은 플라톤 수업만으로 다양한 학습 효과를 얻고 싶겠지만, 아이들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라이팅과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과독서의 병행을 권유합니다. 수업을 해보면 병행수업을 한 친구들이 읽고 이해하는 역량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원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철칙은 ‘첫 수업에서 느끼고 본 아이들의 첫인상으로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선입견은 아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거나 아이마다 특장점을 발견하는 장애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행동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했다면, 그 행동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보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아이와 진심으로 소통을 하면 아이들은 반드시 긍정의 방향으로 변합니다.”
아이들은 나에게 변화를 주는 존재
자칭 ‘아날로그 세대’라고 말하는 이 원장은 지난해 3, 4월을 교과독서와 리터러시 이슈로 폭풍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컴퓨터나 테블릿PC와 친하지 않은 자신에게 리터러시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회사를 그녀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지금까지도 수업은 충분히 잘해왔다’ 생각만 앞섰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교육부의 방송을 봤는데, 2023년 후반부터는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본격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그때 ‘아, 이게 시대의 흐름이구나’라고 깨달았어요. 바로 테블릿PC를 보기에 더 편한 안경을 바꾸러 갔죠(웃음). 요즘은 블로그와 SNS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변화가 싫고 두렵기는 누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원장은 변화를 두려워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자신이 플라톤을 통해 느껴왔던 보람과 성취감을 보다 오래 느끼려면 변화는 필수적이었다.
“초등 3학년 때 수업을 시작한 친구가 어느새 중학교 2학년 됐어요. 어느 날 그 친구가 저에게 수행평가에서 에이플러스를 받았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는 네가 더 감사해. 나는 너를 3학년 때부터 봤는데 늘 잘해왔고 늘 변화를 거듭했어. 그게 정말 고마워’라고 했더니 아이가 제게 되묻더군요. ‘선생님은 제가 변하는 모습이 보여요?’라고. 그 친구가 좋아하던 표정, 감동하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수업을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아이 대로, 저를 힘들게 하는 아이는 또 그 아이대로 모든 아이들이 제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힘이 됩니다. 더욱 더 열린 사고를 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니까요.”
이 원장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어떠한 방향으로든 발전을 거듭해나갈 생각이다. 한솔플라톤을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한솔플라톤을 통해 아이들이 더 많이 변화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진심에서다. 이 원장을 멈추지 않게 하는 힘은 바로 아이들이다.